일본 여행을 가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무의식적으로 편의점에 발길이 멈추곤 합니다. 주머니 속에 남은 일본돈 1000엔 한 장으로 현지 편의점에서 어떤 간식을 사고 물가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면 생각보다 풍성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예전만큼 기록적인 저물가는 아니지만 천 엔이라는 예산은 여전히 소소한 사치를 부리기에 충분한 금액입니다.

천 엔 한 장으로 배부른 야식 한 상이 가능할까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도시락과 삼각김밥 코너입니다. 요즘 일본 편의점 물가를 살펴보면 삼각김밥 하나에 보통 150엔에서 180엔 사이를 오갑니다. 든든한 속재료가 들어간 주먹밥 두 개를 고르면 벌써 350엔 정도를 쓰게 되는데 여기에 200엔대의 컵라면 하나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남은 400엔 남짓한 돈으로는 입가심용 음료와 달콤한 디저트까지 손에 쥘 수 있으니 천 엔의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직접 골라본 1000엔의 구성은 꽤나 알찹니다. 세븐일레븐의 부드러운 달걀 샌드위치가 320엔 정도 하고 패밀리마트의 육즙 가득한 파미치키 한 조각이 220엔입니다. 여기에 170엔짜리 쟈지 우유 푸딩 하나를 더하고 200엔대의 캔맥주나 차 음료를 선택하면 계산대에서 받는 잔돈이 거의 없을 정도로 딱 들어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품들의 크기가 예전보다 조금씩 작아진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양이 많은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 품목 구분 | 대표 상품 | 예상 가격 (세금 포함) |
|---|---|---|
| 식사류 | 타마고 산도(달걀 샌드위치) | 300 ~ 330엔 |
| 식사류 | 삼각김밥(명란, 참치마요) | 150 ~ 190엔 |
| 즉석조리 | 치킨 가라아게/파미치키 | 220 ~ 250엔 |
| 면류 | 유부 우동/씨푸드 컵누들 | 210 ~ 280엔 |
| 디저트 | 모찌롤/우유 푸딩 | 170 ~ 350엔 |
| 주류/음료 | 캔맥주(350ml)/오차 | 160 ~ 280엔 |
실패 없는 조합을 위해 무엇을 먼저 집어야 할까
일본 편의점은 브랜드마다 유독 잘 만드는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로손에 갔다면 롤케이크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세븐일레븐에서는 조리 빵이나 샌드위치류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패밀리마트는 계산대 옆 온장고에 있는 튀김류가 일품인데 특히 갓 튀겨져 나온 치킨은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냅니다. 1000엔이라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만족도를 높이려면 각 브랜드의 강점을 파악해서 장바구니에 담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조합은 컵라면과 삼각김밥 그리고 푸딩으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일본 컵라면은 건더기가 풍성해서 250엔 정도를 투자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닛신 컵누들 씨푸드 맛이나 마루짱 세이멘 같은 제품은 호불호가 거의 갈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짭조름한 명란 삼각김밥을 국물에 곁들여 먹은 뒤 차가운 푸딩으로 입안을 달래주면 천 엔이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 체감하게 됩니다. 다만 편의점 내부에서 먹고 갈 때는 소비세가 10퍼센트 적용되어 포장할 때보다 가격이 살짝 올라가니 주의해야 합니다.
계산대 앞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알아야 할 것들
일본 물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은 편의점에서도 실감하게 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0엔 초반이던 음료수들이 이제는 160엔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선식품이나 프리미엄 딱지가 붙은 디저트는 단품 하나에 400엔에 육박하기도 해서 무턱대고 담다가는 1000엔 예산을 순식간에 초과해 버립니다. 가격표를 볼 때 세금 포함 금액이 작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큰 글씨만 보고 안심했다가는 계산할 때 당황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편의점 자체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지갑을 지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세븐프리미엄이나 로손의 PB 상품들은 일반 브랜드 제품보다 20~30퍼센트 정도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오히려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비싼 수입 과자나 유명 브랜드 음료를 고집하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한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닐봉지 값은 따로 받기 때문에 미리 가방을 챙기거나 3~5엔 정도의 추가 비용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일본돈 1000엔으로 누리는 편의점 쇼핑은 단순하게 허기를 채우는 일을 넘어 현지의 식문화를 가장 가깝게 만나는 시간입니다. 비록 예전보다 물가가 올랐고 제품들의 크기가 조금씩 작아지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느껴져 씁쓸할 때도 있지만 여전히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대략적인 수치와 품목들을 참고해서 여러분만의 취향이 담긴 천 엔의 만찬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숙소 앞 편의점 진열대 위에 놓여 있을지도 모릅니다.